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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7전8기 ‘제4이통’ 출범 실패... 검토부터 시작해야

2024-06-20     정유라 기자
산업부 정유라 기자

[현대경제신문 정유라 기자] 제4이동통신사업자 출범이 실패로 돌아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제4이통사로 선정된 스테이지엑스가 제출한 필요서류 등을 검토한 결과 법령이 정한 필요 사항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주파수 할당대상법인 선정 취소 절차를 밟을 계획이라고 지난 14일 발표했다.

과기정통부는 이와 관련된 청문 절차를 25일 열기로 했으나 상임위 개최와 청문 주재자와 사업자 일정 등을 고려해 27일로 연기했다. 이 자리에서 주파수 할당대상법인 선정 취소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월 과기정통부는 28기가헤르츠(㎓) 대역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에서 스테이지엑스를 주파수 할당대상법인으로 선정한 바 있다.

스테이지엑스는 4301억원을 적어내 마이모바일을 제치고 이 주파수 대역을 할당받았다. 최저 경쟁 가격인 742억원에서 3559억원 오른 수준이다.

스테이지엑스는 제4통신사로서 국내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와 가계통신비 절감, 5세대 이동통신(5G) 28㎓ 주파수 대역 기반 혁신 생태계 구축이라는 3대 목표를 수립하고 국가차원의 5G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 매김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초반부터 제기됐던 재무 능력에 대한 우려가 결국 발목을 잡고 말았다.

스테이지엑스가 주파수 할당신청서에 적시한 자본금 2050억원이 필요서류 제출 시점인 지난달 7일까지 납입 완료돼야 한다는 점을 필수요건으로 제시했지만 이를 지키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스테이지엑스 구성주주들의 자본금 납입도 신청서 내용과 상이해 자금조달계획을 성실히 이행하겠다는 서약 사항을 위반했다는 문제도 불거졌다.

이 과정에서 과기정통부 역시 통신사업자의 재무 건전성을 제대로 검증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에 정부는 뒤늦게 경매 대금 분납 문제 등을 포함한 제도 개선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연구한다며 제도를 전반적으로 손보겠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제4이통사 출범 무산은 국민들의 통신 편익을 증대시키는데 일조하지 못했다는 단순한 정책 수립 실패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이번 실패로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입증됐다.

정부가 꾸준히 의지를 보이고 있는 가계통신비 인하 효과와 통신시장 독과점을 해소하기를 진정으로 원한다면 사업자의 재정능력을 제대로 검증할 수 있는 시행령·고시 규정을 만들고 28㎓ 주파수 대역 투자의 사업성을 근본적으로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진입 장벽을 낮춰 이동통신사업자를 출범하는데만 집중하기보다는 철저한 검토와 검증을 통해 9번째 고배를 마시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