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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시 기사단 연락처:0922 131313

1.기사단이란 무엇인가

 항상 남들과는 다른 무언가를 알려드리고 싶지만, 끝끝내 결국 남들과 비슷한 이야기를 하곤 하는 윤실장입니다. 최근에는 베트남 국내 동향이나 베트남인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궁금해, 온라인 매체들을 살피곤 합니다. 그러던중, Hiệp Sĩ (기사) 라고 불리는 단체가 몇몇 군데 있더군요. 해당 단어는 중세 봉건시대 기사를 일컫는 단어인데, 마음맞는 사람들이 모여, 자치 방범대를 구성하고, 공권력을 보조하는 역할을 하는 단체입니다. 우린 일반적으로 범죄에 노출되었을 때, 경찰이나 공안을 먼저 떠올리지만, 베트남인들은 강력사건이 아닌 이상, 공안보다 이쪽 단체에 먼저 연락을 한다고 하네요. 해서 베트남 기사단은 무엇이 그렇게 특별한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2. 기사단이 하는 일

 여자친구에게 물어보니, 본인도 기사단을 한번 부른일이 있다는 군요. "너도 큰일 당했었니?" 라고 물으니, 친구랑 오토바이 타고 가다가 기름이 떨어졌답니다. 그래서 불러본적이 있다는 군요. 김여사는 한국이나 베트남이나..

아무튼 이것저것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의 일이라면 경중을 막론하고 달려든다는 이 단체, 그래서 알아봤습니다.

 

 베트남 기사단은 각 대도시, 그 도시안에서도 각각의 행정구역 마다 각기 다른 단체가 존재한다고 합니다. 이번 포스팅을 위해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얻기 위해, 직접 기사단과 접촉해, 간단한 소개를 듣고자 보낸 메시지엔 "어떤 어려움에 처해있나. 어떻게 도와줄까?" 라고 답하길래, 양해를 구하고 다시 한번 요청을 했으나, 답을 얻진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행적을 추적해 하는 일들을 대강 알아봤습니다.

 베트남은 네이버나 다음같은 독자적인 포탈 커뮤니티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거의 모든 검색은 구글이나 페이스북을 통해 이뤄지고, 쇼핑 마저 페이스북 커뮤니티를 통해 이뤄지는데요. 기사단 역시,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어놓고, 지금 당장 독자적으로 해결이 어려운 실종, 마약 사건들에 대한 제보를 받고, 주의사항들을 알려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범죄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워 주곤 합니다. 위 사진은 호치민 2군에서 실종된 아가씨를 찾고 있는 내용입니다. 혹시나 이 아가씨를 본 사람이 있다면 기사단 페이지로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평화로운 하노이" 라고 짤막한 텍스트와 함께, 비전 오토바이의 수납공간을 하이라이트 해둔 사진입니다. 보통 베트남에선 도로 주행중에도 소매치기나, 절도같은 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가해자들은 대부분 남자들이며 피해자들은 대부분 여자들로, 주의력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들은 "주의해라" 라고 하진 않았지만, 사진과 함께 짤막한 텍스트로 대중에게 주의점을 환기시키기도 합니다.

 가끔은 웃픈일을 포스팅하곤 합니다. 사진속 울고있는 남자는 택시어플 Go-viet의 기사 중 한 명입니다. 우측은 해당 기사와 고객이 나눴던 대화를 재구성한 부분인데,닭 3마리를 배달주문을 넣었고, 배달기사는 1백만동 이상 물건일시, 보증금을 받거나, 주문을 애초에 받지 않는 등 수단을 쓸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골고객이기에 믿고 배달을 도와주겠다고 기사는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만약 본인이 이 물건을 고객의 요청에 의해 사긴 했지만 고객측에서 물건을 받아주지 않는다면,(혹은 잠수) 자신과, 자신의 배우자는 굶게 될 것이라며, 간곡히 한번 더 부탁하는 모습을 보였죠. 수화기 너머에는 배달러가 말이 많다며 다른 사람에게 시키라는 등 배달러로 하여금 조급함까지 느끼게 만듭니다. 결국 30분뒤, 고객과는 연락이 되질 않았고, 애초에 꿈도 못꾸던 음식을 그것도 1백만동이상 구매했으니, 좌절에 빠진 한 기사가 계속해서 울고 있는 모습입니다. 애초에 그가 받을 수 있는 금액은 배달비 몇 만동이 전부 였을텐데 말입니다.


3. 기사단의 활약상

 기사단은 보통 오토바이 두대에 3인~4인이 함께 움직입니다. 범죄자의 신병을 확보했을때, 혼자 독자적으로 제압하긴 아무래도 무리가 뒤따르기 때문이겠죠. 생업도 하면서 당번을 지정해, 치안유지활동에 나서는데, 그룹의 총 인원이 밝혀진 적은 없었고, 일처리 수준으로 봤을때 대략 30~50명 되지 않을까 하는게 대부분 베트남 친구들의 생각입니다. 아무튼 실시간으로 메세지를 주고 받는데, 메세지를 쓰는 인원이 다다른걸로 봐서는 아마 동시간대 치안유지업무에 참여중인 사람들 같습니다.

  해당 사건은 휴대폰 판매/수리점에서 휴대폰을 도난 당한 사건입니다. 사건의 자초지종을 들어보면, 매대위에 잠시 보관중이던 휴대폰을 눈앞에서 방금 도난 당했고, 바로 기사단을 호출한 케이스입니다. 기사단 멤버는 인상착의와 대강의 번호판 넘버만을 숙지한채, 도둑이 달아났던 방향으로 길거리로 나섭니다.

 직접 영상도 봤지만 정말 신기하게도 검거율이 높습니다. 아마 검거되는 영상만 올려서 그런진 모르겠지만, 아무리 번호판을 확실히 안다고 한들,(물론 이 경우 번호판을 완전히 숙지 한건 아니었습니다.) 수 많은 오토바이와, 수 많은 여러갈랫길속에서 방범카메라도 없이 동선을 추적해 범죄자를 잡는다는게 가능키나 한건지, 거의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급인데 말이죠. 아마, 사건 숙지후, 자체 핫라인을 가동해 여러 루트로 제보를 받는것 같긴합니다. 아무튼 범죄자를 특정하고 범죄자를 검거합니다.

 기사단은 공권력이 아니기 때문에, 혹시나 발생할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바디캠과 휴대폰 카메라를 동시에 촬영 진행합니다. 범죄자가 검거되는 과정을 보니, 비교적 별다른 저항없이 그냥 검거되더군요.

 수갑은 없으니, 케이블 타이로 급하게 팔을 묶습니다. 그리곤 가까운 경찰서로 인계하며, 그들의 업무는 종료됩니다. 인계과정중에서도 가해자는 별다른 저항이 없습니다. 혹시나 몸부림치면 또 다른 교통사고가 발생할지도 모르는데, 어쩌려고 이러는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음은 흥미로운 사례입니다. Chợ Tốt(쩌똣) 이라는 어플에 중고 에어블레이드가 너무나 싸게 올라왔고, 이를 확인한 어떤 구매희망자가 훔친 오토바이이거나 가짜일지 모른다며 신고한 케이스입니다. 이 경우 아직 범죄가 발생하지 않았고, 추정만 하는거라, 처음부터 공안과 함께 움직입니다.

 영상을 보니 공안과도 안면이 꽤 있는것 같더군요. 그들은 공권력을 보조하는 역할을 해야하기 때문에, 공안과 미팅에서 여러 이야기를 하고, 업무를 하달받습니다.

   그리곤 세부계획을 조율하고 거래예정 장소에서 판매자가 나타나길 기다리죠.

 거래예정인 오토바이가 나타났고, 판매자가 오토바이에서 내리자 은밀하고 신속하게 판매자에게 접근합니다.

 뒤에 대기중이던 공안과 함께 현장을 급습했고, 판매자는 오토바이 등록증을 보여주며, 자신은 중고매장에서 오토바이를 샀으며, 자신 소유 오토바이를 재판매하는 것이라며 떠들어 댑니다. 그럼 다른 구매서류를 보여달라고 하니, 이것에 대해 별소릴 못합니다. 누가 훔친 오토바이에 감히 매매 서류를 작성하겠냐만, 어쨌든 기사단의 역할을 여기까지 입니다. 현장에서 판매자를 검거했고, 공안이 와 있으니, 그들의 임무는 여기서 종료입니다.

 또 다른 사례입니다. 다들 곤히 잠든 야간에 4인조 특수강도가 침입했고, 아침에 일어나보니, 오토바이도, 집안의 소유물들도 도난 당했다며 기사단의 도움을 청한 케이스입니다. 피해금액은 한화 약 520만원 상당이며, 촬영된 영상을 보여주고, 도난 당한 오토바이의 번호판 넘버를 알려줍니다. 이쯤되면 웃긴게, 보통 한국인의 상식상, 경찰에 먼저 신고하는게 당연한 것일텐데, 베트남인들은 수사 권한이 없는 기사단에게 사건을 먼저 제보한다는 것입니다. 아니, 먼저 제보보단 그냥 기사단에서 해결못하면 공안도 해결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공권력에 대한 불신이 팽배합니다.

 화질은 좋지 않아, 인상착의가 제대로 포착되진 않았습니다.

 믿을건 하나, 피해자의 오토바이 기종과 번호판 숫자입니다. 지금부터 검거놀이를 시작합니다.

 좌측에 있는 오토바이 2인과 본인 총 3인이 거리를 나서는데, 다른 친구에게 물어봤더니, 뭔가 특별한 검거 계획을 가지고 수색에 나서는게 아니라, 그냥 수상하다 싶으면 잡고 본답니다. 이쯤되면 공권력 남용이라 하고 싶지만, 엄밀히 말해 공권력은 아닌데다, 기사단이 하는 일에 대해선 호의적인 여론이 조성되어 있기 때문에 크게 탐탁치 않는다고 하네요. 알면 알수록 신기한 나라입니다.

 검거과정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아마 많은 인원이 동시에 투입되어 해당지역을 휩쓸고 다닌 듯 한데, 결국 가해자를 검거했고, 가해자의 신상은 이렇게 많은 이들이 보는 커뮤니티에 게시 됩니다. 베트남에서 범죄 저지르면 정말 큰일납니다.

 모든걸 체념한 범죄자의 표정, 자경단의 존재 자체가 공권력이 약하기 때문에, 생겨나는 것이고, 필요에 의해 약간은 폭력적이기도 합니다만, 자경단에 열광하는 베트남인들을 보니, 베트남 꽁안에 대한 불신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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