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들어 한국은 공인중개사 수수료율 개선안을 놓고 찬반양론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모습이네요. 베트남은 한국과 달리 중개수수료를 임차인이 지불하지 않고 임대인이 지불하다보니 한국 부동산중개업과 같은 문제로는 얼굴 붉힐일이 없는 것 같아요. 게다가 의사소통과 서비스를 도와줄 한인 에이전시가 있다면 금상첨화겠죠?
사정이 이런데도 불구하고 교민들은 익히 아시겠지만 베트남 한인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많은 한인 부동산중개업자들이 욕을 먹고 있습니다. 왜그럴까요?
1. 지난 3년간 이사만 4번, 그 과정은 오롯이 나의 몫이었다.
여행을 제외하고 베트남 정착을 목표로 제가 베트남에 첫 발을 내딛은건 2018년 4월 23일입니다. 그러나 혈혈단신으로 온 까닭에 도움을 청할 사람도 없었고 어디를 찾아가야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도 몰랐죠. 이렇게 쓰다보니 내용이 좀 길어질 것 같아 두려움이 엄습하는군요. 그래도 어차피 경험을 공유하는 차원에서 도움이 될 수도 있는 내용이니 계속 써내려가도록 하겠습니다. 아마 의식의 흐름기법으로 글을 써내려가지 않을까 싶군요.
한마디로 스압주의!
이제 장기간 거주할 곳을 찾아야하는데 베트남 입성의 꿈을 안고 베트남 커뮤니티를 기웃거릴땐 "믿고 거르는 한인 부동산"과 같은 글들을 보며 생긴 선입견으로 인해 찾아갈 생각도 하지 않았고 이제와서 보니 막상 찾아갔어도 제가 찾는 '원룸' 주거형태는 보유하고 있지 않아 큰 도움은 못받았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베트남 입국전 한국에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베트남에 살려면 그래도 한국인들이 모여사는 곳이 좋지 않을까 하는 판단에 호치민 7군 푸미흥 주변에서 집을 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7군은 똔득탕대학교(Ton Duc Thang)와 푸미흥이 가까운 거리에 있다는게 베트남어를 배우며 서서히 정착해가려는 분들에겐 하나의 장점이 될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푸미흥 소재 호텔에 2박 예약을 잡아두고 무사히 입국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베트남에 첫 발을 내딛고 가장 먼저 한 일은 호텔 체크인, 이후 주변을 돌아다니며 주변 지리를 익힌 뒤 똔득탕대학교 어학당 기초반 등록을 마쳤습니다. 당시 어학당에 등록할땐 워낙에 한국인 수강자들이 많은 까닭에 한국인 직원분도 계셨는데요. 그분께 집구하려면 어떻게해야하냐 여쭤보니, 학교앞에 원룸촌이 있다며 거기가서 수소문해보는 수 밖에 없을거다 라고 답변을 주시더군요. 사실 그건 나도 아는 내용이었는데 말입니다.
누군가에겐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모르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세상 쉬운 일일 수도 있습니다만 살면서 길거리에서 여성 전화번호 따본 적도 없던 제가 해야만 했던 '발품팔기'는 당시로서는 베트남에 온 이후 가장 큰 시련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돌아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 말이죠.
그렇게 원룸촌을 돌고 돌아 영어로 소통이 되는 집주인 딸을 만나 겨우 월 650만동, 보증금 1개월치, 수도세 10만동, 전기세 kWh당 3500동의 조건으로 6개월 계약에 성공했습니다. 저기가 응웬흐우터(Nguyen Huu Tho)길과 레반르엉(Le Van Luong)길 사이 위치한 낌썬(Kim Son)주거단지 빌라촌인데 지금은 주변으로 더 많은 원룸빌라들이 자리를 잡고있죠.
여기까지보면 되게 성공적인 베트남 라이프의 시작인가 싶습니다만, 나중에 3개월차 집세낼 때 알게된 사실이지만 눈탱이 맞는게 죽기보다 싫었던 저는 그렇게 베트남 입성과 동시에 집주인에게 눈탱이를 맞고야 말았죠. 제 경우엔 집세와 전기세를 합한 금액을 반지하 주차장에 거주하는 경비원아저씨에게 드렸었는데 장부를 살피다보니 대부분 200~300만동에 거주하고 있었으며 저 혼자 650만동이란 거금을 지출하고 있단 사실을 알게됩니다. 모르면 당하는게 베트남 아니겠습니까. 허허.. 그렇게 딱 6개월 살고 다른 집으로 이사를 갔지만 지금 생각해도 그 때 수고비조로 조금 더 주고 집을 구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은 들더군요. 물론 원룸 주거형태를 다루는 부동산은 많치 않으니 쓸데없는 후회일수도 있지만요.
2. 베트남 집구할땐 공인중개인이 필수적일까?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공인중개사의 도움을 받는게 필수적이진 않습니다만 위에서 제 사례를 들어 설명드렸듯 많은 분들이 베트남 입성을 앞두고 말이 통하지 않는 환경에서 오롯이 혼자 A to Z를 해결할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는데요. 저는 당시 20대 나이에 몸 뉘일 공간만 있고 모든 생활반경이 도보로 닿을 수 있는 것만 생각했기 때문에 원룸이든 뭐든 크게 따지지 않았지만 사실 이것저것 따지다보면 원룸이나 중저가 아파트나 월 지출면에서는 그리 큰 차이가 나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많은 분들이 도난이나 방범불량등의 이유로 아파트를 선호하시구요. 앞서 말씀 드렸듯 베트남 부동산법에 따르면 집을 임대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중개수수료는 임대인이 지불하기 때문에 부동산 에이전시의 도움을 얻는다면 임차인의 입장에서는 많은 편의가 보장됩니다.
집을 구함에 있어 부동산 중개인의 도움을 얻는게 손해볼게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셨다면 여기서 선택지는 두 가지로 정해집니다.
베트남 부동산이냐 한국 부동산이냐
3. 한국 부동산중개인이 욕먹는 이유?
아직 매매에 대한 정보가 없기 때문에 이 부분은 논외로 하되, 임대부분만 말씀드리자면 상대적인 기준으로 자국에서 사업하는 베트남 부동산이 훨씬 더 많은 데이터가 쌓여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현지 에이전시가 나와 의사소통까지 원활하다고 하면 더할나위 없이 좋은 선택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의사소통과 사후관리 측면에서 많은 분들이 한국인 부동산을 찾게 되는데요. 만약 내가 컨택한 한인 중개인이 중개과정에서 정말 거짓없이 과정을 진행하고 최소 1년간 생길 수 있는 문제점까지 신경써줄 수 있다면 그 중개인과 나와의 관계는 양쪽 하나 베트남을 떠나지 않는 이상 계속 지속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실이 그리 녹록치 많은 않은게 사실이죠.
가장 흔한 케이스는 원래 월세보다 더 높은 가격을 책정해 임차인에게 많은 부담을 안겨주는 사례입니다. 예를들어 임대인(집주인)이 원하는 금액은 $500이라고 가정했을 때 중개인은 임차인을 구해 거래를 성사시킴으로서 기대수익인 월세 1개월분이 자신의 수익이 되겠죠. 이 과정에서 가능한한 금액을 높이는 것이 본인의 수익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시세에 관해 무감각하거나 처음 집을 구하시는 분들이 집 컨디션에 만족해 $550, $600에 계약을 해버리는 경우인데요. 이렇게되면 중개인은 추가수익이 $50에 그침에도 불구하고 임차인의 추가 지불금액이 월 $50, $100씩 증가하기 때문에 결국 최소 계약기간인 1년을 가정했을 때 손실은 최소 $600까지 치솟는 피해사례가 발생하게 됩니다. 해당 사례는 유튜브에도 소개된 바 있고, 베트남 커뮤니티에서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4. 어쩌라는거냐?
사실 최근 베트남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성공적으로 취득했습니다. 따고나니 갑자기 수 많은 정보들이 오픈되는데 타이밍이 참 거시기하긴 하네요. 근데 이게 자격증만 취득하면 될 줄 알았더니 자격증 취득은 시작에 불과하네요. 아무튼 그 배경은 2019년도에 제 블로그를 보고 연락 주신 지금의 이부장님의 권유 및 정보제공으로 시작됐는데요. 사람일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해서 이르면 내달, 늦어도 올 상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베트남 한국인 공인중개사로서의 업무를 시작할 것도 같습니다. 시작도 전에 잠재 고객분들에게 최저가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은 못드립니다. 제가 필사의 노력으로 집주인과의 협상을 통해 원래 임대료보다 더 낮은 금액으로 합의를 이뤄도 옆집 주인이 미친척 더 낮은 가격으로 다른 중개인과 계약을 해버리면 제 기준에 최저가가 결국엔 최저가가 아닌게 되는거니까요. 다만 저는 원체 얼굴에 철판깔고는 못사는 성격에다 베트남에서의 삶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최상의 서비스를 약속드리진 못하겠지만 계시는동안 최대한 만족하실 수 있도록 사후관리에도 신경쓸 것이라 이 자리를 빌어 미리 약속드립니다. 이렇게 써내려간 글들은 훗날 초심을 잃어갈 쯔음 다시 한번 스스로를 다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면서, 긴 글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재밌고 유익한 내용 자주 업로드하도록 하겠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모두가 우울하지만, 신축년 새해를 맞아 다시 한번 모두가 힘내는 한해가 될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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