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 처음온게 2018년 4월 23일이니 햇수로는 4년차, 이제 두달 뒤면 만 3년을 맞이하겠군요. 처음 베트남 땅에 발을 디딜때만 해도 뭔가 내 세상이 될 것만 같고 하고 싶은건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을줄 알았는데...... 뭐 누가 알겠습니까만 전 지금도 그때의 베트남행 결정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 쥐구멍에도 볕들날이 오겠죠~
2018년 4월 24일, 베트남에서 이틀째 아침을 맞이하던 날..
베트남 생활비, 100만원? 200만원? 뭐가 맞는거야?
해외 이민이나 한달살이 같은 프로젝트를 계획할 때 가장 중요한건 필요 예산을 가능한한 정확하게 파악하는게 제일 먼저가 아닐까 싶어요. 그렇게 정보를 찾아 온라인 커뮤니티를 기웃거리다 보면 누군 100만원이면 된다, 누군 500만원도 부족하다 이런 의견들이 서로 난립해 있으니 객관적인 사실파악부터 문제가 되죠. 사실 생활비라는 것이 일반적인 물가라는게 정해져 있더라도 사람마다 라이프스타일이 다 다르니 '대충' 어느 선이라고 제시할 수가 없어서 물을 때 분명한 '기준'이 없다면 맞기도 하고 그르기도 한 애매한 답변을 할 수 밖에 부분인데요. 오늘은 그간 베트남에서 버텨온(?) 제 경험을 바탕으로 베트남 생활비를 알아볼까해요. 도움이 된다면 더할나위없이 좋겠네요 :-)
1.의복비용
저는 의복비용 지출이 거의 없는 편입니다. 보통 옷을 구매할때도 매장을 찾기보단 인터넷에서 보세옷을 주문하는 경우가 많고 이때 지출되는 비용은 컨디션마다 차이가 있겠으나 입고 다닐만한 슬랙스는 한장에 1만원, 셔츠 역시 1만원 내외에서 구입이 가능합니다. 물론 브랜드 의류를 찾으시는 분들도 많이 계실테지만 호치민에 지점이 있는 자라, 나이키, 아디다스, 그리고 최근 진출한 유니클로의 경우 한국 의복값과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습니다. 저 같은 경우 한달에 한번 옷사기가 어려워 신발이나 액세서리를 포함시킨다면 지출금액은 약 1만원 가량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2.음식비용
식사비용은 체류기간을 따졌을때 베트남 생활비 가운데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비용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선 기본적으로 베트남 호치민의 경우 한끼당 1~2000원 내외에서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저렴한 먹거리가 길거리에 넘쳐나고 마트에 가면 신선한 현지 식재료들을 구할 수 있어 고급 식당이나 한식당을 찾지 않는다면 불필요한 비용을 많이 줄일 수 있습니다. 한식집들의 경우 순대국밥 한그릇이 한화 7000원에 이를 정도로 한국과 가격이 비슷하거나 일부 음식들은 한국보다 비싼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베트남 고기 소매가를 고려할땐 고기가 먹고 싶을땐 누군가와의 약속이 아니라면 그냥 마트에서 사다 집에서 구워먹는게 훨씬 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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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가격 |
한국가격 |
차이 |
순대국밥 |
14만동(7000원) |
7000원 |
0 |
소주 |
12만동(6000원) |
5000원 |
+1000원 |
삼겹살 1kg |
20만동(10000원) |
24900원(하이포크) |
+14900원 |
우유(멸균) |
3만동(1500원) |
1600원(서울우유) |
+100원 |
일례로 최근 많이 오르긴 했으나 베트남산 삼겹살은 kg당 1만원이 채 안되는 가격에 구매하실 수 있고 닭정육의 경우 kg 및 부위당 3~4000원 내외에서 구입이 가능합니다. 야채야 뭐 볼 것도 없지만 한국요리에 많이 사용되는 대파의 경우 1kg당 1500원에 구매하실 수 있고 이외 마늘, 콩나물과 같은 청과류들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고 특히 kg단위가 아니라 낱개로도 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집에서 직접 조리해먹는다 할지라도 한국과 같이 해먹고 남은 재료들을 버려 비용이 상승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다만 생각보다 음료값이 많이 나올텐데요. 커피의 왕국인 베트남이지만 프랜차이즈 커피값은 한잔 2000원 가량으로 그렇게 싸지만은 않습니다. 보통 일이 없거나(슬프다) 베트남어를 열심히 공부하시는 분들은 집보단 카페에서 에어컨 바람 쐬면서 시간을 보내시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제 경우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헬스장-집만 오가다보니 바깥음식 먹을 기회가 잘 없었는데요. 가끔 친구도 만나서 술한잔 기울이고 밖에서 데이트하다보면 가격에 구애받지 않고 지출하는 편이나 월평균 식비 지출은 최대 30만원인 것 같습니다.
3.주거비용
다음은 주거비용입니다. 베트남인들의 평균 소득을 고려할 때 주거비용은 상상을 초월하는 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학가 학생들은 3~4평 남짓한 노옵션방에서 2~4명이 돈을 한데모아 잠만 자는 경우도 많은데요. 만약 그런 곳에서 지내실 수 있다면 주거비용은 관리비 포함해서 월 10만원 아래로 끊으실 수 있을테지만 여지껏 그런 환경에서 지내는 분들은 본 적이 없어요. 아마 앞으로도 없을 것 같은데요.
보통 한국분들이 희망하는 최소 기준의 원룸환경은 관리비, 전기세 포함해 월 30만원 안팎일거라 생각이 듭니다.
서울시내 원룸 평균가격이 51만원이라고 하니 막상 큰 차이가 나지는 않죠? 물론 이것도 지역별로 차등적인 가격이나 대강 봤을때 위 사진과 같은 컨디션이면 30만원 내외로 충분히 구하실 수 있으며 일반 빌라원룸이 아닌 아파트의 경우 풀옵션 스튜디오가 40~50만원대의 가격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물론 냐베같은 외곽지역 투룸아파트는 50만원에 임대하실 수도 있구요.
4. 교통비용
대중버스만을 이용한다면 교통비용은 거의 들지 않습니다. 보통 버스 승차권이 3~400원 가량인데 시내로 향하는 노선은 비교적 잘 갖춰져 있는 편이거든요. 그러나 버스는 도로상황탓에 시 외곽 구석구석을 커버하지 못하는 탓에 도보생활권이 아니라면 택시나, 승차공유앱이 필수인 곳이 베트남입니다. 도로에 넘실대는 오토바이와 혼잡한 교통체계를 보면서 "오토바이 타다 진짜 골로가겠구나" 생각이 들어 처음에는 오토바이를 탈 생각이 없었습니다만 나날이 늘어가는 교통비로 인해 오토바이를 구매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당시 저는 똔득탕대학교앞에 살았는데 이따금씩 1군에 볼일을 보러가거나 어학당 동기들을 만나서 푸미흥을 간다고 치면 하루에 깨지는 교통비만 1~2만원 상당이었습니다. 지금도 그랩타고 다니는 사람들을 만나면 "부자네요"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지역과 거리, 시간에 따라 교통비는 달리 측정되지만 통상 한인촌인 푸미흥에서 1군시내까지는 자동차로 5000원, 오토바이로 2500원 가량 지출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를 가정할 때 한달 교통비는 10만원이상이 될테고요. 이 밖에 날씨가 덥고 걷기가 불편한 까닭에 근거리도 그랩을 타고 다니는 경우가 많은데 회사에서 교통비 지원이 따로 없거나 최소 2년이상 체류 목적이라면 200만원대 스쿠터를 한대 구입하시는게 훨씬 경제적인 선택이 되겠습니다. 베트남은 옥탄가 95짜리 휘발유 가격이 L당 900원으로 한국보다 훨씬 저렴한데요. 거기가 125cc 스쿠터들은 일반적으로 L당 연비가 40~50km되니 제 한달 주유비는 1만원을 채 못넘깁니다.
요즘 한국 택시 기본요금이 3000원대라고 하던데, 물론 베트남 기본요금은 1000원 안팎이나 타다보면 결국 그 놈이 그놈입니다.
5. 문화생활비용
베트남은 이리저리 여행다니기 좋은 곳입니다. 무슨 목적을 갖고 왔던지 반복되는 일상이 지치고 힘들때 교외로 여행을 떠날 수 있을 텐데요. 이렇게 베트남 생활비에는 여행비 지출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론 여행이야 동선을 어떻게 잡냐, 숙소를 어디로 하냐, 식사를 어떻게 해결하냐에 따라 짠내가 나는 여행이 될 수도 있고 럭셔리한 힐링여행이 될 수도 있겠죠? 다만 매월 여행을 다니기는 힘드니 계산하기 쉽게 2박3일 30만원대로 상하반기 두번간다고 치면 월평균 여행비용은 5만원 가량 지출될 수 있겠네요.
이 밖에도 문화생활 가운데 일부인 가장 기본적인 영화관람은 경우 요일별, 시간별로 차등적인 요금이 적용되지만 보통 일반석 기준 2500원이라고 알고 계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국은 1만원 넘었나요?
헬스장의 경우 컨디션마다 차이가 극명하게 갈리지만 보통 한국분들이 선호하시는 에어컨이 구비된 일반적인 헬스장의 경우 월 25000원의 요금으로 즐기실 수 있습니다. 물론 불편할수도 있지만요.
6. 기타비용
이 밖에도 베트남어를 배운다고 하면 그만큼의 학습비가 지출될테고 베트남 지인의 경조사나 몸이 아파 병원을 찾을 때 발생하는 추가적인 지출을 고려해야합니다. 어학당의 경우 매일 2시간씩 듣는 수업은 제 기준에 크게 의미없어 보이고 4시간씩 한달에 책 반권을 끝내버리는 심화코스의 경우 한화 약 40만원이 지출됩니다. 경조사비는 관계에 따라 금액이 달라지나 통상 50~100만동(2.5~5만원)이면 적당하구요. 감기로 한인병원을 찾았을 때 한인 의사 진찰을 받게되면 못해도 2.5만원의 지출이 발생하니 장기체류자보험을 들고 오시는게 좋아요. 또 취미활동으로 운동모임에 나간다거나 하게되면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하겠네요. 약값은 매우 저렴하니 그냥 일반 감기는 약먹고 버티는게 최곱니다.. 전 뎅기열 걸렸을때도 현지 병원가서 피검사만 받았네요. 지독한 놈..ㅋ
아 참, 통신비를 카테고리에 안넣었군요. 통신비는 한국에 비해 상당히 저렴한 편입니다. 베트남판 SK로 불리는 비엣텔사 요금제를 잘 살펴보시면 월 4500원에 매일 2기가씩 넣어주는 데이터요금제가 있는데요~ 어차피 일반전화, 문자는 잘 사용하지 않으니 데이터요금제만 쓰셔도 무방할 것으로 예상해봅니다.
공산품의 경우 거의 모든 물품이 한국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되구요.
자 이제 정리를 해볼까요?
30대인 저는 시 외곽지역 관리비포함 월세 40만원 상당 원룸 아파트에 지내면서
한달 3만원짜리 헬스장에 갔다가
오는길에 하루 2500~5000원 상당 식자재를 구입합니다.
매주 일요일이면 1회 7군으로 운동가서 2만5000원짜리 밥을 먹기도 하고
이 밖에도 지인들 만나서 2000원짜리 커피 한잔 두잔 홀짝이고
일년에 두번가량 여행을 한다치고
주유비로 1만원 가량 지출함을 고려할 때
제 한달 지출은
대략 80~100만원이 될 것 같은데요.
물론 아낀다고 아낀다면 비용은 더 큰 폭으로 감소할 수 있겠지만 궁상떨러 베트남온 거 아니니까요.. 이 글은 제 소비패턴을 중심으로 작성된 글이니 향후 베트남에서의 삶을 꿈꾸고 베트남 생활비가 궁금하신 분들께 도움이 되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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