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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친김에 푸미흥 리뷰 몇개 더 하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페이스북을 통해 꽤나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해대던 뚱보집은 1호점의 성공에 힘입어, 7군 푸미흥에도 지점을 열었습니다. 허나, 1군 지점만큼의 화력은 없었네요. 한번 들어가보겠습니다.

 내부는 1층 10개 테이블 2층 8개 테이블정도로 그리 큰 규모는 아닙니다. 그렇다보니, 식사시간이면 만석이 되곤 하더군요. 여느 고깃집과 마찬가지로 식사시간이 지나고 난뒤면, 술한잔 하러 오시는 손님들은 많이 안계신것 같았습니다. 물론 저희는 술손님이구요. 마감시간은 12시입니다.

  기본 상차림입니다. 배추김치대신, 석박지가 나오고, 껍데기 찍어먹으라고 콩가루와 소금, 고추양념장을 내어옵니다. 거기에 깻잎장아찌와, 쌈무정도로 기본 상차림은 별로 특별할게 없네요. 오히려 빈약한 수준입니다. 고기맛에 큰 자신이 있나봅니다.

 요즘 다시 밥맛을 알아버려 밥맛에 푹~ 빠져 버렸습니다. 뚱보집에선 공깃밥을 시키면 이렇게 반숙계란과 더불어, 참기름을 올려줍니다. 그 옛날 엄마아빠 집에 안계실때 혼자 비벼먹곤 했던 간장밥을 여기서 먹으니 어찌나 맛있던지, 다음날 집에서 똑같이 해먹었는데, 그 맛이 안나는걸 보니, 집떠나온 시간이 꽤 흐르긴 했나 봅니다.

 보통은 여기서 껍데기나 고기류를 안먹습니다만, 리뷰차 오늘은 껍데기와 삼겹살을 시켜봤습니다. 껍데기는 호떡 누르듯이 연신 눌러대고 뒤집고 잘라주기까지 하더니, 삼겹살 익힐 타이밍이 되자 직원은 자리를 뜹니다. 물어보니, 껍데기에 한해서 직원이 직접 구워준다고 합니다. 허나, 한국인의 고기굽는 실력을 따라올 민족은 없습니다. 대충 보다 답답해 그냥 저희가 구웠네요.

 아마 뚱보집 껍데기는 한국에서 먹던 껍데기와는 조금 다를 겁니다. 한국에선 왠만큼 이름있는 껍데기집이 아닌 이상, 냉동 껍데기를 해동해서 쓰기 때문에, 아무래도 좀 하드한 면이 있는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베트남에선 고기를 냉동으로 유통시키지 않기 때문에, 얼리지 않은 껍데기를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그렇다보니, 식감에서 한국껍데기와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사실 뚱보집 껍데기는 너무 부드럽고 씹으면 씹는대로 씹히기 때문에(?) 한국에서 껍데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아마 호불호가 갈릴듯 합니다. 저야 뭐 신기해서 많이 먹긴 했는데, 찰진 느낌의 껍데기는 너무나 생소했더랬죠. 껍데기의 맛은 겨울철 호호 불어 먹던 흑설탕 가득한 호떡의 설탕이 묻지 않은 가장자리를 먹는 맛이랄까요?

 보통 집밖에서 삼겹살 구이를 잘 사먹는 편은 아닙니다. 그도 그럴 것이, 베트남은 고깃값이 껌값입니다. 냉장 삼겹살 소매가 100g 600원 정도니, 생각나면 집에서 구워먹으면 됩니다. 그러나 가끔은, 아~주 가끔은 이렇게 숯불위에서 남들이 구워주는 고기를 먹는것도 나쁜 경험은 아닙니다. 아무튼... 두껍게 썬 고기를 숯불에 구워먹으니 맛납니다. 역시 고기는 언제나 옳습니다.

 사람이 많아 된장죽이라고 불리는 메뉴도 시켜봤는데 그냥 저냥 먹을만 했습니다. 형님들 이야기 들어보니, 나이많이 드신 어르신들은 저렇게 된장국에 이것저것 넣고 찬밥까지 넣어 끓인 죽으로 소주 한병씩 비우시곤 했다더군요. 물론 전 그 세대가 아니라 이해는 힘듭니다.

 멜젓이라고 나오는 이 소스는 잠시잠깐 멸치가 샤워만 하고 나간듯한 맛입니다. 액젓인지 무엇인지, 일단 멸치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고, 슴슴한 비린내가 올라오는걸로 봐서는 멜젓st 젓갈 소스라고 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전 계란과 참기름을 올린 밥에 간이 전혀 안되어 있어서 이걸 이용해 간을 해먹었습니다.

 사진상 보이진 않지만, 파채위에 노른자 하나가 올라옵니다. 비벼먹으라고 준 계란 노른자지만, 전 제 밥그릇 위에 올려놓고 터트려 비벼먹었습니다. 밥과 계란은 언제나 환상의 조합입니다. 사실 저 파채만으로도 맛있어서 한동안 고기나오기전에 파채 3그릇을 뚝딱 비우곤 했습니다만, 설탕이 어느정도 들어가다보니, 먹다보면 쉬이 질릴 수 있는 맛입니다. 뭐 세상에 어떤 미친놈이 고기없이 파채만 먹냐고 하시겠지만, 전 그렇게 잘먹습니다. 엣헴..

 사실 뚱보집은 돼지껍데기가 시그니쳐 메뉴이긴 하나, 다른 메뉴들도 그냥저냥 먹을만 합니다. 그 중에 푸미흥내에서 닭발은 뚱보집이 가장 맛있었습니다. 통통하게 잘 삶은 닭발에 특제소스 양껏 넣어 조린 닭발은 푸미흥내 어떤 닭발집도 따라올 수 없는 풍미를 냅니다. 물론 한국의 메이저 닭발집과 비교하기엔 큰 무리가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푸미흥 깡패 정도되는 포지션 입니다.

*상치울땐 조금 부담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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