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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한국에서 지낼땐 제게 베트남은 그냥 건어물 많이 수출하는 나라 정도 외엔 별 다른 정보가 없었습니다. 베트남에서 커피가 그렇게 많이 생산되는지, 그리고 세상 그 어떤 커피보다 쓴맛이 강한지, 커피가 재배되는 나라에서 이렇게 커피가 비쌀지 전혀 생각도 못하고 있었죠. 그러나 이런 생각과 반대로 호치민에 와서 처음 먹었던 커피가 아마 콩카페 코코넛 커피였었습니다. 제게 베트남에서 새로운 삶의 길을 제시했었던 형님과 말이죠.

 몇달전엔 호치민 푸미흥 7군에도 지점을 하나 냈던데, 외국인들에게 사랑받는, 아니 한국인들에게만 유독 사랑받는 콩카페는 뭐가 그리 특별한게 있는 걸까요? 베트남에 온 지 어언 1년하고도 4개월이 지났지만, 선배한분과 친구녀석 덕분에 재방문, 오늘의 리뷰를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그럼 한번 들어가보실까요~

음, 먼저 눈에 들어온건 노상에 깔아둔 테이블입니다. 그 동안 이리저리 호치민내 모든 콩카페들을 다녔지만, 이렇게 노상에 간이홀을 마련해둔건 여기 지점이 최초였습니다. 지나다니면서도 한번도 본 적 없는 모습인데, 이들은 왜 길가에서 이렇게 커피를 마시고 있는걸까요? 내부에도 충분한 자리가 있는데 말이죠.

 신기함을 뒤로한 채, 커피를 주문하러 들어왔더니 가장 먼저 눈에 띈 가릴것만 딱 가린, 이시대의 신여성상입니다.

이런 예의있는 옷차림은 언제나 바람직하죠.

 잠시 옆길로 샐뻔 했습니다만, 다시 한번 정신줄 잡고 리뷰를 이어가도록 할께요. 먼저 콩카페는 옛 베트남 군인들의 옷차림과, 옛 것들로 레트로풍 카페 분위기를 조성해놓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전 직원들이 칙칙한 옷과 앞치마, 빵모자를 하나 쓰고 있죠. 레트로 역시 유행을 탈텐데, 꾸준히 사랑받는 콩카페 입니다.

 콩카페는 잦은 외국인의 방문 특성상, 계산하는 직원은 영어에 꽤나 유창해, 큰 문제는 없습니다. 요즘들어 많이 느끼는 거지만, 전 항상 먼저 베트남어로 주문을 하거나, 묻는 편인데, 항상 그들은 영어로 답을 합니다. 난 베트남어로 물어보고, 넌 영어로 답하고, 좀 이상하긴 하네요. 흠..

 콩카페엔, 베트남 전통커피인 블랙커피, 밀크커피, 연유커피 등등도 있으나 역시, 콩카페의 시그니처 음료는 바로, 코코넛커피 입니다. 비교적 최근에 연남동에 콩카페 한국점이 생겼고, 이태원에도 지점이 생기는 등,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다고 들었는데요. 한국가면 비싼 커피, 베트남에서는 반값에 즐기실 수 있으니, 베트남을 방문하거든 꼭 한잔 드셔보셨으면 하는 커피입니다. 아, 그렇다고 베트남에서도 전혀 싼 가격은 아닙니다.

 커피를 주문하면, 영수증과 더불어, 이런 표식을 하나 줍니다. 이거 테이블위에 올려 놓고 있으면 직원이 커피를 가져다 줍니다.

 우리 커피가 준비됐네요. 후후.. 이 곳 시그니처 메뉴들은 전부 59,000동으로 한화 약 3천원 가량입니다. 추천 메뉴는 두말할 필요없이 코코넛 커피입니다만, 코코넛 녹두 스무디도 시리얼우유 느낌처럼 든든하고 맛있는 음료중 하나입니다.

 

 커피위에 구름이 사뿐히 내려 앉은 듯, 냄새부터 달달한 이 녀석이 코코넛 커피입니다. 코코넛 커피를 가장 맛있게 즐기는 방법은 토핑된 코코넛 스무디를 한잔 떠먹어 음미 한뒤, 커피에 녹여서 그 맛을 풍부하게 하는겁니다. 진한듯, 연한 코코넛은 인공적인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고, 코코넛향이 꽤 진하기 때문에, 하드한 베트남 커피맛에 질렸다면, 부드럽게 입안에 내려앉는 커피맛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가끔, 커피먼저 다 마셔놓고, 코코넛을 떠드시는분들도 계시던데, 그럴꺼면 코코넛 따로 사드시고 커피 따로 사드시는게 좋습니다.

 이건 코코넛 녹두 스무디입니다. 선배가 코코넛멍빈스무디라는게 있다고 하여, 찾아봤지만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그런 글자가 안보이던것,, 결국 녹두가 영어로 멍빈임을 뒤늦게 깨닫고 시켜본 메뉴입니다. 혹자는 이 맛을 미숫가루라고 표현하기도 하던데, 이 맛은 그냥 좀 시원한 덴마크시리얼우유와 가장 비슷한 맛입니다. 한잔하면 저녁걱정은 없겠군요. 아 물론 전 이거마시고 또 많은 음식을 먹었습니다.

 적당히 배채우고 나니, 사진을 찍어야겠단 생각이 들어서 여기저기 내부 인테리어를 한번 찍어봤습니다. 책장에 꽂힌 고서들은 다 어디서 구해왔는지, 레트로 문화를 소비하는 분들께는 편안한 분위기가 될 것 같습니다.

 

 빈컴에도 콩카페가 있지만, 굳이 이곳까지 온건, 바로 이 지점이 1층이라는 것에 있죠. 커피마시러 굳이 계단까지 올라가는 수고를 하고 싶지 않아서요. 아무튼 한동안 바빠서 잠잠하던 블로그, 지금부터 다시 시작하려하니,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오늘 하루도 모두 고생 많으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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