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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포스팅할 내용은 베트남 뗏(Tet, 설) 차례상에 빠질 수 없는 음식, 바로 반쯩(Banh Chung)입니다.

포스팅에 앞서 이웃 여러분들은 모두 즐겁고 행복한 설연휴 즐기셨는지 모르겠네요. 저는 올해 베트남에서 세번째 음력설을 보냈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이번 설은 코로나19와 함께 개인적인 악재가 겹쳐 유난히도 우울한 명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하지만 과거는 과거일 뿐, 이제부터는 좋은일이 생길 것도 같습니다. 올해도 열심히 힘내봅시다.

1. 반쯩이란?

오늘 소개해드릴 반쯩을 제외하고도 베트남 전통음식들은 대부분 바나나잎에 둘러쌓여 둥글거나 각진 형태의 음식들이 많이 있습니다. 마트나 길거리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바나나잎으로 감싼 베트남 전통소시지, 코코넛으로 유명한 남부지역 벤쩨(Ben Tre)에는 코코넛과 쌀을 함께 넣어 만든 반여으아(Banh Dua)를 볼 수 있고 남부 전지역에서 만드는 뗏전통음식 반뗏(Banh Tet)등이 그 대표라 할 수 있겠네요. 이중에서 특히 반쯩은 흥왕시절부터 전해내려오는 음식으로 주요 농작물인 쌀 가운데서 가장 높은 영양가를 지닌 찹쌀, 밭의 주요 산물인 콩(녹두), 초목문화의 상징인 돼지고기가 한데 어우러져 대우주, 그 속에서도 땅을 상징하는 음식으로 지금까지 전해내려오고 있습니다.

더 깊이 들어가면 속을 채우는 돼지고기들과 속을 감싸는 녹두와 찹쌀, 외부를 둘러싼 이파리에 관한 여러 전설들이 있으나 이 부분까지 건드리게 되면 너무 내용이 길어질까 여기서 마칩니다. 관련 내용은 구글에서 찾아보시면 여러 베트남 현지기사들을 접하실 수 있으니 참고하시길 바래요 :-))

2. 반쯩 주재료 및 만드는 법

반쯩은 찹쌀과 녹두, 그리고 돼지고기로 구성된 단순한 음식이지만, 실제 조리과정을 살펴보면 상당한 정성을 요구하는 수고스러운 음식입니다.

 

반쯩 조리에 있어서는 먼저 겉면을 감쌀 욤(La Dong)잎 혹은 바나나잎과 각진 모양을 잡아줄 네모 반듯한 틀이 필요합니다. 물론 잎의 양면을 깨끗하게 세척한 후 물기를 말려줍니다.

 

다음은 정성스럽게 겹겹이 접은 이파리를 틀에 대고 찹쌀과 녹두앙금, 돼지고기 순으로 쌓아올린 뒤, 다시 역순으로 쌓아올리고 이파리를 접어주면 큰틀에서 조리를 거의 끝났다고 봐도 됩니다.

반쯩에는 삼겹살 덩어리를 넣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요리법중 하나입니다만 지역별로 뒷다리살이나 앞다리살같은 살코기에 비계만을 따로 넣어 조리하는 곳도 있고 생고기를 넣거나 아니면 양념에 절인 고기를 넣는 곳도 있습니다.

반쯩은 재료를 모으는게 매우 수고스러운 일이나 사실 개별적인 포장 자체는 그리 어렵지는 않습니다. 반쯩은 조리과정에서 최소 14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편인데 그 중 12시간 이상은 이렇게 다함께 넣고 찌는데 걸리는 시간입니다. 애초에 찹쌀과 녹두, 돼지고기를 모두 익히지 않은 채 만든 음식이니까요.

이렇게 수 많은 과정을 거쳐 조리되는 음식이다보니 사실 뗏연휴라고 해도 집집마다 반쯩을 만들지는 않습니다. 보통 보면 친척중 한 집이 반쯩을 조리하는 날을 잡고 일가 친척들이 와서 서로 돕곤 하더군요. 이렇게 만든 반쯩은 별다른 조미료가 첨가되지 않아 예상되는 맛이긴 합니다만, 식품포장에 사용되는 이파리는 식품이 상하는 것을 막아 일반 조리음식에 비해 보존성이 길고 휴대성이 뛰어납니다. 이 때문에 지난해 10월 중부지역을 휩쓴 수해피해지역에 긴급구호식품으로 전달되기도 했죠.

 

 

한국인에게도 그렇듯 베트남인에게도 음력설은 가족과 친척들간의 만남, 그리고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최대 명절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베트남 전국에서는 매년 음력설을 맞아 유명 연예인과 지역주민들이 함께하는 이웃사랑 반쯩만들기 행사를 통해 소외계층에게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곤 합니다.

*반쯩과 관련한 알쓸신잡 1가지

기네스에 등재된 베트남 최대크기 반쯩은 2002년 하노이 모 지역에서 제조된 2m길이 반쯩으로 제조시간은 무려 72시간, 투입된 재료만 찹쌀 330kg, 녹두 100kg, 돼지고기 100kg, 일반 반쯩 1500개 분량의 이파리가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ㅋㅋ 대단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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