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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베트남 공인중개사 관련 포스팅을 하면서 문득 베트남생활 초기 모습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됐네요. 오늘 포스팅할 주제는 많아도 너무 많은 베트남 면요리 가운데 각각의 단어가 어떤 면을 뜻하는지 다뤄볼텐데요. 그 전에 레반르엉(Le Van Luong) 원룸 자취시절 자주 찾곤 했던 길거리 쌀국수가게 하나 소개해드리고 갑니다.

여긴 호치민 7군 레반르엉길인데요, 아마 이렇게 오토바이와 차들이 지나다니는 도로와 노출된 곳에서 식사하는 모습은 관광객이나 교민분들이나 모두 익숙하신 모습이겠죠?

 

제가 베트남에 있다는 소식이 한국의 지인들에게 전해진 뒤, 한국에선 멀어서 잘 만날 수 없던 지인분들이 한동안 "오랜만이니 한번 보러가겠다"는 핑계로 정말 많이 찾아오셨었습니다. 아마 동남아 여행은 가보고 싶지만 패키지여행은 싫은, 또 자유여행은 무서우셨던 분들이 대부분인데요, 앞서 혼자 지낼땐 밥도 혼자, 커피도 혼자, 술도 혼자, 모든 것이 혼자였기 때문에 외관만 봐도 으리으리하고 가격이 무시무시할 것만 같은 레스토랑보다는 항상 이렇게 밖에서 현지음식을 즐기곤 했습니다. 그렇게 진짜 맛집은 길거리에 있다며 한국에서 오신 지인 분들을 대접해드렸는데 10명중 3명 정도는 다음날 화장실에서 고생 꽤나 하시더군요. 즐거운 여행을 위해서라면 현지 고유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길거리 음식들은 가능하면 자제하시는 편이 좋겠습니다. 물론 전 아무거나 잘먹지만요. :-)

Pho Tai

여기 매장은 보통 오후 5~6시 사이 장사를 시작하는데 아침부터 연탄불에 올려놓은 육수통을 오며가며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국물이 아주 진하고 뜨끈뜨끈한게 저렇게 얇게 저민 생소고기가 금방 익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크, 한때는 쌀국수만 먹고 살던 시절이 있었는데 세월이 야속하네요.


1. 퍼(Pho)

 

한국 쌀국수집 상호명으로 자주 볼 수 있는 퍼(Pho), 베트남어를 접한 적 없는 분들은 영어발음에 맞춰 '포'라고 발음하기도 하는 이 면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쌀국수면의 대표 주자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베트남 쌀국수 매장들은 보통 가게마다 제면기를 쓰지 않고 인근에 위치한 제면소로부터 생면을 공급받기에 그때그때 신선한 쌀국수를 즐길 수 있다는게 특장점이죠. 납작하고 넓이가 비교적 큰 것이 한국의 쌀국수와 닮아있는 퍼는 쌀함량이 매우 높다보니 아무래도 밀면보다는 잘 끊어지는 편입니다만 아침이고 저녁이고 언제든 속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게 특징입니다. 게다가 언제 어디서나 맛볼 수 있고 가격조차 인스턴트 라면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아 많은 교민분들이 다음날 해장메뉴로 찾곤하시죠. 퍼는 이 밖에도 쌀국수외에도 볶음요리로도 많이 사용되곤 합니다.

2.분(Bun)

분은 면발의 굵기에 따라 소면과 중면으로 나눠집니다. 대표적인 분요리로 북부지역에 분짜(Bun Cha)가 있다면 남부에는 분팃느엉(Bun Thit Nuong)이라는 음식을 들 수 있겠는데요. 분짜나 분팃느엉에 사용되는 분은 모두 소면으로 한국 잔치국수 면발과 비슷합니다. 중면으로는 아래와 같이 분보후에(Bun Bo Hue)를 들 수 있겠습니다.

 

3.반깐(Banh Canh)

반깐은 분 중면보다 살짝 더 두꺼운 느낌의 면입니다. 먹어봤다해도 반깐면과 분중면의 차이를 눈으로는 쉬이 알 수 없는데요. 다만 반깐면은 쌀가루와 함께 타피오카 전분이 첨가돼 다른 면들보다는 쫄깃하고 쉽게 불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 탱글탱글한 식감덕에 게살이 들어간 반깐꾸아(Banh Canh Cua)에 가장 잘 어울리는 면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4. 후띠에우(Hu Tieu)

후띠에우는 흡사 당면과 비슷한 느낌을 가진 얇은 쌀면으로 가볍게 먹을 수 있는 면중에 하나 입니다. 아마 반찬용 잡채로 활용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당면과 비슷한 느낌을 가지고 있죠. 후띠에우면의 경우 거의 모든 업소들이 건면을 물에 불리고 삶아 내놓곤 하는데 쫄깃쫄깃한 식감이 아주 일품인 면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겠네요. 후띠에우를 활용한 대표적인 음식으로 후띠에우남방(Nam Vang), 후띠에우보코(Bo Kho)등이 있습니다.

5.반다(Banh Da)

중부지역 대표 면으로 유명한 반다는 굵고 넓적한 면과 함께 갈색빛을 띄는 면입니다. 반다 역시 점성이 부족하다보니 국물이 많지 않는 요리에 주로 사용됩니다.

6.미엔(Mien)

당면을 잡채외에 갈비탕 혹은 전골요리 사리용 외에 면요리로의 활용가치를 생각해보신 적이 있을까요? 베트남에서 미엔은 한국으로 따지면 당면에 속하는 면입니다. 언뜻 생각했을 때 한끼 식사용 국물요리에 당면을 주로 먹는다는건 한국인 입장에서는 조금 어색할 수 있는 조합입니다만 베트남에서는 진하게 우려낸 닭국물에 당면을 넣어먹는 미엔가(Mien Ga), 오리국수인 미엔빗(Mien Vit)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베트남에는 따로 반찬 문화가 없기 때문에 미엔을 반찬용으로 활용한 경우는 잘 볼 수 없습니다.

7.반호이(Banh Hoi)

반호이는 쌀면을 납작하게 눌러 마치 실타래 묶듯 이어붙인 면으로 주로 쌈용으로 활용되는 면요리 가운데 하나입니다. 반호이는 딱히 메인이 되는 면이 아니다보니 면요리라 이름 붙이기도 뭣하긴 하지만 반호이가 어울리는 음식들은 반호이가 빠졌을 땐 뭔가 허전함을 지울 수 없는게 사실이죠.

8.미, 미쯩(Mi Trung)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라면입니다. 이건 뭐 더이상 설명드릴 것도 없지만 미는 라면외에도 튀기지 않은 건면과 계란이 들어간 미쯩이 있는데 계란이 들었다해도 실제 함량은 1% 미만으로 색깔만 조금 냈을 뿐, 기존 라면대비 엄청난 단백질이 들었다고 생각하시면 큰 오산이 되겠습니다. 몸에 안좋은 정크푸드의 대명사 라면은 베트남에서 소고기볶음라면인 미싸오보(Mi Xao Bo)를 비롯한 거의 모든 볶음요리에 활용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겠네요.

이렇게해서 오늘은 베트남 면요리들의 특징들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소 내용이 길었으나 음식이름앞에 붙은 각각의 단어들이 어떤 면을 설명하는지는 충분히 알 수 있게된 시간이 아닌가하네요. 그럼 다음 포스팅에서 뵙겠습니다. 행복한 한 주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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