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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3월을 목전에 두고 있네요. 이제 한국도 차디찬 겨울이 끝나고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온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물론 제가 있는 이 곳 베트남 호치민도 최근들어 아침저녁으로 조금 찬바람이 불긴 했으나 일년내내 강렬한 태양빛 아래 살다보니 한국의 겨울냄새, 봄내음이 그리워지기도 하네요. 해서 찬바람이 불어올 때 먹기 좋은 베트남 음식 분보후에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무슨 전개?)

분보후에는 소고기쌀국수를 뜻하는 분보에 음식이 유래된 지명 후에(Hue)가 붙은 좀처럼 빨간색 쌀국수 종류의 하나로서 소고기와 함께 갖은 채소를 한데모아 오랫동안 끓여낸 든든한 국수요리입니다.

제 예전 포스팅을 보시면 호치민 7군 푸미흥에 위치한 분보후에집 관련 내용도 찾아보실 수 있는데요. 다른 채소들이야 차치하고서라도 어마무시한 양의 레몬그라스가 통째로 들어가니 이 향이 익숙치 않은 한국분들은 분보후에를 싫어하기도 하십니다. 베트남인들의 레몬그라스 사랑은 상상을 초월하는데요. 전에 해산물집 갔다가 조개탕 사진을 보고 옳다구나 싶어서 주문했다가 레몬그라스향이 너무 강해 한 동안 베트남 국물음식을 쳐다도 안보고 살았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이제는 잘먹습니다. 한번 충격받고 거들떠도 안보다가 없어서 못먹는 음식중엔 두리안도 빼놓을 수 없겠네요. 베트남 첫 입성날 두리안 한입 맛본 뒤 지옥의 똥냄새를 경험하고 한국행을 고민할 정도였지만 이제는 두리안 뷔페가 있으면 한번 가보고 싶다 할 정도로 푹 빠져버렸지유 :-)

한국의 국수요리들은 국물과 함께 면을 끓여내지만 베트남 국수요리들은 대부분 잘 익은 생면들을 구비해놓은 탓에 별도의 토렴없이 팔팔 끓고 있는 국물을 그릇에 담는것으로 완성됩니다. 처음엔 왜 우산꽂이에 국수를 넣어놨지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저런 통이 아니면 많은 양의 생면을 담아둘 수도 없겠네요 허허..

분보후에집들은 장사 시작전 갖은 고기들로 육수를 만들어옵니다. 분보후에는 그렇게 만든 육수에 부산물인 소고기 고명을 썰어 올려서 먹는 음식인데 비록 베트남 소고기들은 구워먹었을 땐 한국 소고기와 같은 감칠맛을 느낄 수 없지만 푹 고아서 나온 녀석들은 세상 이렇게 맛있는 고기가 있었나 할 정도로 부드럽고 감칠맛이 느껴집니다.

 

이건 아마 소갈비 부분이겠죠?

아름다운 분보후에의 자태입니다. 쇠기름과 파, 향채들이 빨간 국물과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모습이죠. 국물 색깔만 보면 아주 매울것도 같지만 매운 맛은 전혀 없어서 분보후에를 맛있게 즐기시려는 분들은 기호에 따라 탁자에 놓인 송송 썰린 베트남 고추를 서너개 넣어드시는 것도 좋습니다. 주의할건 그 고추가 한국 청양고추보다 매운거라 너무 많이 넣었다간 눈코입 구멍이란 구멍은 모두 열릴지도 모르니 숙지하시구요!

모든 국물요리들이 그렇듯이 갓 나온 국물요리들은 엄청 뜨겁습니다. 이럴때 바나나줄기와 생숙주같은 야채들을 함께 넣고 휙~ 휙~ 저어주면 야채들은 데쳐낸것 마냥 숨이죽고 국물은 알맞게 식어 딱 먹기 좋은 상태가 유지되죠.

 

분보후에는 푸미흥이나 물가 비싸기로 소문난 시내 중심가를 제외하면 보통 한그릇당 3~4만동에서 해결하실 수 있습니다. 술먹은 다음날 분보후에로 해장하는게 레알 인생 최고의 낙인데.. 최근 올들어 처음 먹은 술때문에 너무 많은걸 잃어버리는 바람에 당분간 소주는 멀리하기로 했습니다. 생각하니 또 가슴이 아파와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혹시 여기있나? 내 폰 털어간 사람.. 나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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