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신탁사로 코람코자산신탁 선정

 

코람코자산신탁은 목동7단지 신탁방식 재건축사업 추진을 위해 목동7단지 정비사업 추진준비위원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사진=코람코자산신탁]
코람코자산신탁은 목동7단지 신탁방식 재건축사업 추진을 위해 목동7단지 정비사업 추진준비위원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사진=코람코자산신탁]

[현대경제신문 김지우 기자] 서울 목동7단지 재건축 사업방식을 놓고 소유주 간의 내분이 계속되던 중, 임의단체 중 한 곳이 코람코자산신탁을 예비신탁사로 선정하고 업무협약(MOU)을 맺으며 갈등이 거세지고 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목동7단지 신탁방식 재건축사업 추진을 위해 목동7단지 정비사업 추진준비위원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목동7단지는 목동 신시가지 단지 중 지역 핵심 입지를 차지한 곳으로 평가받는다. 총 2,550세대의 큰 규모에 집값도 강남권 못지않다. 통상 행정구역과 학군 등을 기준으로 목동신시가지 단지들을 ‘앞단지’와 ‘뒷단지’로 나누는데 7단지는 바로 그 경계를 형성한다.

목동7단지 재건축사업은 정비구역 지정이 이뤄지기 전인 초기 단계다. 초기부터 정비사업을 이끌어왔던 ‘재건축준비위원회(재준위)’와 신탁방식을 추진하려는 ‘정비사업추진위원회(정추위)’가 임의단체로 활동하며 사업방식을 놓고 충돌하고 있다. 

추진단계에서는 예비신탁사를 선정할 법적인 권한은 어디에도 없다. 선정에 대한 정부 규제나 법적 기준도 전무하다. 이런 와중에 정추위가 재준위와의 협의 없이 코람코를 예비신탁사로 선정하며 논란이 거세졌다. 

재준위 관계자는 “정추위는 주민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MOU를 체결했으며 단독으로 진행한 주민 투표 결과 또한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모 정추위원장은 “설문조사를 통해 소유주 다수의 동의를 받았고, 다수의 뜻에 따라 사업을 진행할 뿐”이라고 밝혔다. 

정추위는 지난 6일 소유주에게 알리지 않고 조달청에 신탁사 선정 입찰 공고를 내 논란을 사기도 했다. 신탁방식을 택한 인근 단지에서 소유주 과반수가 참여한 설문 찬성률을 공개하고 예비신탁사를 선정한 것과 대비된다. 

16일 현장 서류접수로 신청을 받은 해당 입찰에는 코람코자산신탁이 참여했다. 일부 소유주 사이에선 "정추위가 일방적으로 입찰 공고를 올리고 신탁사와 '깜깜이'로 MOU를 진행했다"는 등의 불만도 나오고 있다.

이에 코람코자산신탁 관계자는 “좋은 사업지인 목동7단지의 입찰공고가 올라왔기에 참여를 결정하고 MOU를 체결했을 뿐이다. 정비구역 지정을 위해 주민 동의를 얻어 절차대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신탁방식 정비사업은 전문성과 공공성을 갖춘 부동산신탁사가 재건축·재개발 등의 시행을 맡아 사업을 주도하는 정비사업 방식이다. 조합 내분 등으로 인한 사업지연을 예방할 수 있고 신탁사의 자체자금 또는 신용보강을 통해 원활한 자금조달이 가능해 신속하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규모가 크고 입지와 사업성이 우수한 목동은 신탁사 지원 없이도 자금조달이나 시공사와 협상이 유리하고 높은 신탁보수를 지불하고 얻는 이점이 크지 않다는 것이 정비업계의 분석이다. 앞선 ‘정추위’의 정당성 문제 또한 제기되며 목동7단지에선 조합방식 추진에 무게추가 실리고 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코람코는 다수의 신탁방식 정비사업 성공사례를 만들어 낸 경험이 있는 회사로 국내 어떤 신탁사보다 노련하다. 시행착오 없는 사업진행으로 소유자분들에게 기대 이상의 성과를 안겨드릴 것”이라며 신탁방식 정비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2015년 신탁방식 정비사업 법제화 이후 최초의 재건축 성공사례를 만든 대한민국 1호 신탁사다. 최근 목동과 인접한 신월시영아파트(3,200세대) 재건축과 노원구 방학동 신동아아파트(3,867세대) 재건축 사업 등 대단지 아파트 정비사업을 연이어 수주했다. 

목동의 다른 13개 재건축 단지 중에서는 6개 단지가 신탁방식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목동9단지와 11단지는 한국자산신탁, 14단지는 KB부동산신탁, 10단지는 한국토지신탁을 예비신탁사로 선정했다. 5단지와 13단지는 신탁방식 재건축 추진만 결정한 상태로 예비신탁사는 정해지지 않았다.

정부의 규제 완화와 투명하고 신속한 사업 진행 등의 장점으로 신탁방식으로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는 곳들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의 아파트 193개 단지가 신탁 방식으로 재개발이나 재건축 분양 계약을 마쳤다.

그러나 현재 서울에서 신탁방식으로 재건축 대단지 준공이 완료된 경우는 없다. 앞으로의 사업 추진 상황을 통해 각 신탁사의 역량이 드러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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