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2023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노후 준비 유무에 대한 질문에 40대의 80.6%, 50대의 83.1%가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하지만 응답한 40대의 약 60%, 50대의 약 65%가 준비 방법으로 국민연금만을 꼽았다.즉, 은퇴와 노후에 대한 고민과 걱정은 깊은데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지 모르는 이가 많은 것이다.이 책은 좋은 삶을 위한 4가지 요소를 단단하게 만들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과 필수 지침을 담았다.수명은 늘고 은퇴는 늦어지고 인생 곡선이 바뀌는 상황에서 우리는 후반부 삶에 대한 낡은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리얼리즘과 참신하게 어우러지는 판타지 요소들도 이 책의 매력이다.‘현대판 고려장’ 기업 ‘실버스파클’의 등장은 ‘부모보다 못 살게 된 첫 세대’라 불리는 오늘날 청년들의 역린을 과감히 드러내고, 결국 화장실에서 괴수의 비웃음을 사며 죽을 뻔한 아정의 사연은 가족이나 이웃과의 연대보다 개인적 공간의 침범을 경계하고 나의 안온만이 우선되는 사회에 원초적 충격을 가한다.실제로 저자는 이 책이 자신의 경험(청년주택 당첨과 봉수 파괴)을 바탕으로 쓰였다고 밝히며, 어떤 “운의 현실화를 내 ‘능력’으로 내면화”하지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은 개인의 뛰어난 역량이 인류 진보의 원동력이라고 여기는 모니카와, 함께 뭉친 집단의 힘이 역사를 움직인다고 생각하는 니콜, 두 여성이 국제 정치 무대에서 격돌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 있다.모니카와 니콜은 체스에 천재적인 재능을 가졌다는 공통점 외에는 모든 면에서 대척점에 있는 인물이다.두 사람은 어릴 적 체스 대회에서 운명적으로 조우한다. 개인의 힘을 믿는 모니카는 가장 강력한 말인 퀸의 단독플레이를, 집단의 힘을 믿는 니콜은 가장 약하지만 가장 많은 폰의 장벽으로 압박하는 전략으로 게임을 하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의 주인공 한건우의 직업은 변호사다. 재판을 마치고 돌아오는 그에게 소속 법무법인으로부터 메시지가 와 있다. 용건을 들고 찾아온 ‘윤밤의’라는 이름의 여성이 있다는 것.소설가인 윤밤의가 한건우를 찾아온 이유는, 태국 출판사와 출판계약을 맺는 조건과 관련해 조언을 얻기 위해서다.건우가 밤의의 의뢰를 수락하면서 둘은 관계를 이어나간다. 우연히 밤의의 소설집 ‘그리운 것도 없는 밤’에 수록된 소설 ‘기억의 알리바이’를 읽게 된 건우는 놀랍게도, 이야기의 주인공이 바로 자신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시간이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은 여자들이 현실 세계에서 당면하는 사회적 사건들을 정면으로 다룬다.데이트폭력, 불법촬영 및 유포, 오픈채팅방 내 성희롱, 동물 학대와 스토킹 범죄, 로맨스 스캠, 가정폭력 등 작품에 등장하는 남자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욕망을 우선하며 상대방을 지배하려 하고 복종시키고자 한다.“그들은 마치 보이지 않는 굵은 선이 머리 위로 이어진 것처럼 공통점이 있었다.”식물은 자신이 처한 문제를 조용히 머금다가 견디지 못할 때 표출한다. 또한 본인이 뻗어나갈 방향을 정확히 알고 있다.사려 깊게 식물이 처한 문제점을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무한’ ‘현채’ ‘지현’ ‘혜정’ 그리고 다시 ‘무한’으로 초점 인물이 바뀌며 하나의 추출된 역장이 여러 인물에게 옮겨 가며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을 다룬다.경상남도 창원 변두리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평범한 부모 밑에서 A⁻급 마력을 갖고 태어난 ‘무한’은 “부모 대에서 발현되지 않은 마법적 성질을 담고 있는 유전자가 허무한에게서 합쳐져 이러한 현상이 나타났다”고밖에 설명될 수 없는, 태생부터 남다른 인물이다.집안의 자원을 쏟아부어 사교육을 받고 여기에 본인의 능력을 더해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저자는 이 책에서 평생 수집한 이 그림들을 섬세히 묶고 또 배치하는데 이 자체가 하나의 서사를 만들어내는 듯하다.1장 ‘디도와 아이네이아스’의 그림은 디도와 아이네이아스가 사랑을 나누는 순간, 아이네이아스 앞에 횃불을 밝히고 있는 어린아이를, 그 어린아이의 언어적 불능을 상기한다.이 어린아이는 차츰차츰 그리스신화 속 신과 영웅들로 형상화되며 다양한 성적 욕망을 비추고는 후반부 장 ‘최후의 상’ ‘제4의 밤’에 이르러서는 죽음을 그리며 사라진다.이 책에서 저자의 관심은 에로티시즘 그 너머로 확장된다. 이에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은 사랑과 관계에서 방황을 거듭하면서도 끝내 자신들의 인생행로를 찾아가는 두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다.“오랜 친구이자 룸메이트였던 김섬과 박혜람은 각자 사랑과 이별, 공포와 상처를 겪으며 “커다란 바위의 안쪽 같은 어둠”을 경험하지만 종국에는 “기억과 재생”의 경로를 통과하며 자기만의 빛을 만들어간다.이 과정이 한국과 프랑스라는 이중의 공간과 문화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이 책에는 김섬과 박혜람, 그들의 남편과 연인인 최준오와 홍지표 이외에도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해 짧은 인연을 나누고 헤어지거나 다시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금고 제작자의 삶을 살다 환갑을 앞두고 뇌졸중을 앓게 되며 편마비가 온 남자는 마비된 한쪽 몸으로 인해 자신의 삶이 권태와 회환에 빠질 것이라 예감한다.죽음의 그림자를 품고 살게 된 남자는 마비된 몸과 온전한 몸으로 자아를 나누고, 마비된 쪽을 ‘너’(혹은 ‘쉥거’)라 지칭한 후, 그 안에 회환과 무력을 파묻기로 마음먹는다. 온전한 쪽만을 ‘나’라 여기고, 그 안에서 자기에게만 유효한 시간을 살아가기로 마음먹는다.밝혀지지 않은 병의 원인이 몸속에 숨어 있다면 밝혀지지 않은 치료 방법 또한 몸속에 담겨 있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은 은하, 수호, 라이라는 세 사람을 축으로, 세 겹의 세계로 이루어진,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구조가 예사롭지 않은 작품이다.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실재이고 가상인지, 지금 발화하는 인물이 머물고 있는 시공간이 어디인지, 짐작했던 모든 것이 한순간 깨지는 독서 경험을 소설 안에서 여러 번 누릴 수 있다는 것이 이 작품의 가장 특별한 점일 것이다.퍼스널 챗봇, 자동 창작 프로그램, 실감형 게임 등 우리에게 낯설지만은 않은 기술들이 설득력 있게 활용되는 점 또한. 1부 ‘사건’과 2부 ‘사랑’에서 세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은 직접 카페를 창업하고 팬데믹과 함께 문을 닫아야만 했던 저자의 지난 경험이 고스란히 담긴 장편소설이다.이 책의 인물들은 저마다 다른 삶에 대한 불안 요소를 안고 살아간다.안정적인 보금자리를 확보하지 못한 데서 오는 '주거 불안'부터 언제든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 대체될지 모른다는 '고용 불안' 오랫동안 믿고 따르던 사람의 낯선 순간을 발견했을 때 오는 '관계 불안'까지. 저자는 지금의 현실을 딛고 다시 또 살아가야만 하는 인물들에게 단편적인 위로가 아닌 구체적인 힘을 실어주고자 한다.그 마음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투명 망토나 투명 인간 같은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 낸 SF 이야기를 통해 상상의 세계와 실제 과학이 서로 영감을 주고받는 과정을 보여 주는 것도 이 책의 백미다.SF 작가들은 과학자들과 더불어 ‘우리가 과연 다른 사람들 눈에 보이지 않을 수 있을까’에 대해 연구하고 그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150년 전 물리학의 발전으로 자연에 대한 지식이 점점 더 많아지면서 사람들은 자연법칙의 범위 내에서 보이지 않는 일이 가능한지 상상하기 시작했고, 이 질문을 처음 던진 사람은 과학자가 아니라 SF 작가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고가의 명품 시계, 화려한 슈트, 미모의 아내, 피 묻은 명함 한 장, 행복에 겨워 비명을 지르던 수백억대 재력가가 도심 한복판에서 시체로 발견된다.피해자는 살아생전 자산증식으로 막대한 부를 거머쥐었지만 동시에 원한 관계 또한 차고 넘쳐났던 E 투자회사의 대표 정모 씨. 호시탐탐 그의 인생을 훔치려는 한 남자가 용의 선상에 오르지만 유력한 범인이 모텔 욕조에서 형체도 없이 살해되면서 수사는 대혼란을 맞는다. 몇 달 뒤, 국과수 감식결과 ‘DNA 불일치’. 마침내 현실과 착란 사이를 오가던 형사는 터질 듯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은 ‘사랑에 빠지는 아주 특별한 법칙’이 착각과 오인에 불과할지라도 그게 아니면 시작조차 할 수 없는 사랑의 불가피함을 부정하지 않는다.최상급의 순도로 빛나던 무언가가 바래고 스러진 자리에서야 알게 되는 사랑의 불가능성 또한 부인하지 않는다.영원불변이라는 환상을 구원이라 여기면서 상대를 속이고 스스로 속으면서 불가피성과 불가능성에 기꺼이 투신하는 사건, 그게 사랑임을 모르지 않기 때문이다.결혼이라고 다를까.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와 결혼의 여신인 헤라의 신화를 빌려 비유되고 있듯 사랑과 결혼은 “원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불의의 사고를 당해 가족을 잃고 되는 대로 살아가던 다쿠미 앞에 거물급 지면사 해리슨이 나타난다.각종 부동산 거래 법령은 물론 자치체 조례에도 정통하고 형사소송법 조문과 판례를 술술 암송할 정도로 박식한 해리슨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줄 아는' 다쿠미의 재능을 알아보고 지면사로서 요구되는 기술을 가르쳐주며 자신의 조직에 합류시킨다.부동산 사기 계획을 지휘하는 지면사, 정보를 수집하고 타깃을 물색하는 도면사, 소유자를 사칭할 배우를 고르고 교육시키는 수배사, 서류와 인감을 만드는 위조범과 돈을 세탁하는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작가가 독자로 참여한 북토크.지난 25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에 있는 북카페 ‘생각을담는집’에서 열린 ‘첫 책 첫 북토크’에 대한 총평이다.이날 북토크는 한열음·진하리 작가가 참여했다. 한열음 작가는 2024 현대경제신문 신춘문예 장편소설부문 대상 당선작인 ‘민주의 방’의 저자이며 진하리 작가는 2022년 심훈문학상을 수상하고 지난해 첫 번째 소설집 ‘이웃들’을 낸 소설가다.북토크 사회는 지난해 장편소설 ‘세 개의 빛’으로 제주 4‧3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임재희 씨가 맡았다.또 생각을담는집을 찾은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자유롭게 유영하며 시적 언어의 우아함과 모던함의 극치를 보여주었던 저자는 이번 시집에서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단일한 화자가 아닌 다양한 사람의 각각의 외로움 속으로 묵묵히 걸음을 옮긴다.배우, 마술사, 가수, 살인자, 우체국장, 대학 시절에 쓴 소설의 주인공까지. 시 속의 화자는 “음악집” 안에 모여 화음을 만들어내기 위한 “엑스트라 배우”가 아니다.각자의 삶이 빗방울이 되어 후드득, 시인의 눈앞에 떨어졌을 뿐이다. 시인은 사람들이 끝끝내 털어놓지 않은 비밀까지 헤아리기 위해 자기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지금으로부터 꼭 130년 전인 1894년 7월 시작된 청일전쟁은 한중일 동북아 3국의 운명을 가른 세계사적 사건이었다.청나라는 서양 열강이 아닌 ‘섬나라’에 참패한 것을 계기로 온갖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패망이 가속화되었다.청나라는 ‘늙은 대국’에 압승을 거두며 근대화의 선도국임을 입증하며 이후 러일전쟁을 거쳐 태평양전쟁까지 군사적 제국주의의 길을 달려나갔다.조선은 대한제국을 선포하기까지 하지만 타력에 의한 자주독립국의 한계에 부딪쳐 결국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하고 말았다.미국과 중국의 대결 구도, 러시아와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은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여성 주인공 음천의 삶을 통해 가족, 정체성, 그리고 운명에 대한 깊은 탐구를 제공한다.개인적 갈등과 사회적 압박, 그리고 선과 악의 상대성을 깊이 있게 탐구하며, 시대를 초월한 공감대를 형성한다.음천, 귀용, 미나, 수양 등 다양한 인물들의 시점에서 서술되는 이야기는, 각자 겪는 내적 갈등과 불같은 질투, 미움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그리고 전쟁이라는 국가적 재난 속에서 각자 살아남기 위한 고군분투, 그리고 전쟁 후 새로운 삶을 재건하는 과정을 묘사한다.가부장적 전통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전쟁이 어느덧 2주년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전쟁이 곧 끝나기는커녕 러시아가 10년 이내에 나토와 전쟁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중동에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1973년 욤키푸르 전쟁 이후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아프리카에서도 수단 내전, 니제르 쿠데타 등 크고 작은 전쟁이 끊이질 않는다.두 차례의 세계대전이 벌어졌던 20세기에 이어 세계는 또 다른 전쟁의 시대로 들어섰다. 이 전쟁들은 세계 질서를 어떻게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