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총 1·2위 기업 나란히 부진
삼전, 전날 장 중 52주 신저가 기록
하이닉스는 전날 한때 11% 급락도
증권업계도 나란히 목표주가 하향

[현대경제신문 오상엽 기자] 국내 시가총액 1~2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부진한 주가 흐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일 오후 2시 5분 기준 6만3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6만3100원에 마감한 전날에는 18일 대비 2.02% 하락했고 장 중 6만2200원 기록하면서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20일 오후 2시 9분 기준 15만8200원에 거래되면서 15만2800원에 마감한 전날 대비 3.66%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6.14%에 달하는 하락 폭도 삼성전자보다 큰 만큼 반등이 기대보다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SK하이닉스는 전날 장 중, 한때 11% 이상 급락하며 14만원 대까지 떨어졌다.

이 같은 두 국내 반도체 기업의 주가 부진에는 외국인이 1조1763억원 어치를 매도하면서 매도세를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9200억원, 하이닉스는 3650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 15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매도 보고서 영향이 컸다고 금융업계는 보고 있다.

‘곧 겨울이 닥친다’(Winter looms-Double downgrade to UW)라는 제목의 모건스탠리 보고서에는 각각 하이닉스 목표주가를 26만원에서 12만원(54%↓)으로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0만5000원에서 7만6000원(27%↓) 낮추면서 추석연휴 끝난 뒤 투자자들의 매도폭탄 이어졌고 외국인이 주도했다는 것이다.

상장기업 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삼성전자는 13조6606억원에서 12조1432억원 기록할 것으로 추정, 하이닉스는 7조825억원에서 7조13억원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매수 의견을 유지하면서도 목표주가는 기존 12만원 대비 23% 내린 9만2000원을 제시했다.

류 연구원은 “이미 시장의 하락 사이클에 대한 우려를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주 고객사에 HBM3e 대량 공급, QLC 확대, 수요 회복 같은 모멘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스마트폰이나 PC의 수요는 예상보다 하회 중에 재고 증가 추세를 보인다”며 “예상보다 더딘 수요 회복이 경쟁사 대비 약점으로 부각됐다”고 짚었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매수 의견을 유지하면서도 목표주가는 기존 10만5000원에서 9만원으로 14.3% 하향했다.

박 연구원은 “올해 3분기 매출액은 80조6000억원, 영업이익은 10조7000억원으로 기존 추정치보다 각각 4.8%, 29.5% 하회할 것”이라며 “일회성 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단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매수 의견에 대해 “2025년 HBM 캐파 잠식으로 인해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돼 현재 주가는 과하게 저평가 됐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매수 의견을 유지하면서도 목표주가는 일제히 하향 제시했다. 

류영호 연구원은 목표주가 28만원에서 23만원으로 17.86% 하향 제시하면서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하지만 실적 하향과 밸류에이션 변경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주가는 엔비디아의 신제품 출시 지연과 성장률 둔화로 인해 큰 폭으로 하락했고 인공지능(AI) 이외 사업에 대한 수요둔화와 비수기 진입에 따른 단기 모멘텀은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짚었다. 

다만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견조한 실적을 감안하면 최근 하락은 과도하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박상욱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기존 26만원에서 23만원으로 11.5% 하향 제시하면서 “미국 경기 침체 우려와 대선 불확실성 등의 매크로 이슈를 고려해 밸류에이션을 13.6% 하향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하이닉스의 HBM 시장 경쟁력 우위는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라며 “특히 내년 HBM3e 매출이 본격화되면 HBM 매출과 영업이익 비중은 각각 26.2%, 29.3%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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