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다/ 파스칼 키냐르 지음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저자는 이 책에서 평생 수집한 이 그림들을 섬세히 묶고 또 배치하는데 이 자체가 하나의 서사를 만들어내는 듯하다.

1장 ‘디도와 아이네이아스’의 그림은 디도와 아이네이아스가 사랑을 나누는 순간, 아이네이아스 앞에 횃불을 밝히고 있는 어린아이를, 그 어린아이의 언어적 불능을 상기한다.

이 어린아이는 차츰차츰 그리스신화 속 신과 영웅들로 형상화되며 다양한 성적 욕망을 비추고는 후반부 장 ‘최후의 상’ ‘제4의 밤’에 이르러서는 죽음을 그리며 사라진다.

이 책에서 저자의 관심은 에로티시즘 그 너머로 확장된다. 이에 대해서는 ‘잠과 꿈’ ‘골고다’ ‘지옥들’ ‘세계의 기원’ ‘회화의 기원’ 등과 같은 장 제목을 눈여겨볼 만하다. 특히 키냐르는 자신만의 독특한 회화론을 전개한다.

저자는 프리드리히 그림에서 나타나는 절대적 고독을 호퍼의 그림 속 ‘오브제 없음’과 연관 지으며 이들이 형상화하는 ‘비가시적 세계’의 정체를 탐구한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